
복제약 회사가 어떻게 미국 시장에서 신약 기업으로 대우받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이 저를 셀트리온 투자로 이끈 출발점이었습니다. 2025년 하반기, 합병 잡음과 재고 자산 이슈로 주가가 지지부진할 때 많은 투자자들이 등을 돌렸지만, 저는 오히려 그 시기를 비중 확대의 기회로 삼았습니다.
합병 시너지가 숫자로 증명된 순간
셀트리온이 2025년 한 해 동안 거둔 매출은 4조 1,625억 원, 영업이익은 1조 1,685억 원입니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37% 넘게 뛴 수치인데, 숫자만 보면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솔직히 이건 저도 예상 밖이었습니다. 합병 초기에 제기되던 '이익의 착시' 우려를 완전히 걷어낸 성적이었으니까요.
이 반전의 핵심 열쇠는 매출원가율이었습니다. 합병 직후 63%에 육박하던 매출원가율이 2025년 4분기에는 35.8%까지 떨어졌습니다. 여기서 매출원가율이란 전체 매출에서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이 수치가 낮을수록 같은 매출에서 더 많은 이익이 남는다는 의미입니다. 합병 전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쌓아두었던 고원가 재고가 시장에서 거의 소진되고, 새롭게 생산된 저원가 제품들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한 결과입니다.
제가 비중 확대를 결심했던 또 다른 근거는 PBM 계약 현황이었습니다. PBM이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harmacy Benefit Manager)의 약자로, 미국에서 어떤 약이 보험 처방 목록에 오르내리는지를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거대한 중간 관문입니다. 셀트리온이 미국 3대 PBM을 포함한 주요 보험사와 계약을 마무리하며 전체 보험 시장의 90% 이상을 커버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제 확신은 한층 단단해졌습니다.
2026년 1분기, 분기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서고 영업이익률이 30% 중반대로 올라섰다는 실적 발표가 나왔을 때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고마진 신제품 비중이 전체 매출의 60%를 돌파했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저는 이 시점에서 분할 매도로 수익을 확정 지었는데, 제 경험상 바이오 종목은 '확인 사살' 이후 매도가 감정 소모를 줄이는 데 훨씬 유리합니다.
2026년 매출 목표 5조 3,000억 원이 현실화되면 영업이익률은 약 34.5%까지 올라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고수익 신제품(램시마SC·유플라이마·베그젤마 등) 매출 비중이 전체의 54%를 초과
- 트룩시마(Truxima)가 미국 시장에서 오리지널 리툭산을 제치고 점유율 35.8%로 처방 1위 등극
- 미국 뉴저지 브랜치버그 생산 시설 가동으로 현지 공급망 내재화 및 관세 리스크 구조적 차단
- 스테키마(스텔라라 시밀러)가 CVS 케어마크 처방집에 즉시 등재되며 강력한 보험 커버리지 확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오리지널 약품을 점유율로 앞지른다는 건 단순히 '더 싼 약'이라는 인식을 넘어선 사건입니다. 트룩시마의 사례는 셀트리온의 제품이 임상적 신뢰도에서도 오리지널과 대등하게 평가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출처: 히트뉴스).
짐펜트라와 투자 적합성, 솔직하게 따져봅니다
짐펜트라(Zymfentra)는 셀트리온이 미국 FDA로부터 신약으로 승인받은 제품입니다. 기존 램시마가 병원에서 정맥주사(IV)로 맞는 방식이었다면, 짐펜트라는 환자가 집에서 직접 놓는 피하주사(SC) 제형이라는 점이 결정적인 차이입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인플릭시맙 SC 제형이라는 포지션 자체가 경쟁 장벽이 됩니다.
2026년 1월 기준 짐펜트라의 미국 처방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3% 급증했으며, 월평균 성장률은 31%에 달합니다. 이 정도 속도라면 블록버스터, 즉 연간 매출 1조 원을 넘는 초대형 품목 기준을 조기 달성하는 게 현실적인 시나리오가 됩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보니 미국 내 유튜브와 TV 광고까지 집행되고 있어서, 짐펜트라가 의사뿐 아니라 환자 단계에서도 인지도를 쌓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짐펜트라의 성공은 셀트리온의 R&D 자산화 전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2025년 기준 R&D 지출 중 무형자산화 비중이 58%에 달한다는 점에서, 이 회사는 단순히 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적 재산권(IP) 자체를 축적하는 방식으로 이익 구조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기술 자산이 재무제표 위에 단단히 쌓이는 구조입니다. 이런 전략이 장기적인 고마진 체질을 만드는 핵심 동력이라고 저는 봅니다(출처: 한국경영학회).
그렇다면 셀트리온은 누구에게나 맞는 종목일까요? 여기서 저는 솔직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셀트리온은 폭발적인 성장성을 지닌 동시에, 개인 투자자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종목입니다. 미국 약가 인하 정책, PBM과의 협상 결과, 경쟁사의 특허 소송 등 어느 하나라도 부정적으로 흘러가면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출렁입니다.
특히 PER(주가수익비율)을 중심으로 가치를 평가하는 투자자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PER이란 현재 주가가 연간 순이익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바이오 섹터는 통상적으로 이 배수가 다른 업종 대비 매우 높게 형성됩니다. 미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현재 주가에 선반영되는 방식인데, 만약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오면 낙폭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합병 과정에서 발생하는 회계적 복잡성도 마찬가지입니다. 무형자산 상각, 재고 가치 평가, 내부거래 제거 같은 항목들이 실질 이익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 때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부분에서 상당히 오랜 시간을 공부하며 버텼는데, '심리적 맷집'이 없다면 중간에 손절로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화려한 성장 서사를 감당하는 리스크 관리 역량이 이 종목에서는 수익률보다 먼저 요구됩니다.
셀트리온 투자는 결국 기업의 제품 경쟁력과 시장 지배력을 믿고 복잡한 회계 노이즈를 견뎌낸 인내의 결과였습니다. 2026년이 셀트리온에게 '퀀텀 리프'의 해가 맞는지 아닌지는, 짐펜트라의 분기별 처방 데이터와 아이덴젤트(아일리아 시밀러)의 미국 조기 진입 성과가 말해줄 것입니다. 이 두 지표만 꾸준히 추적해도 투자 판단의 절반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이 있다면 분기 실적 발표 시즌마다 매출원가율과 신제품 비중 변화를 반드시 체크해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투자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금융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
[실적] 셀트리온, 2025년 사상최대 매출 4조·영업이익 1조 돌파 - 히트뉴스, 4월 30, 2026에 액세스, https://www.hit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3603
셀트리온: 글로벌 제약기업을 향하여 - 한국경영학회, 4월 30, 2026에 액세스, https://kasba.or.kr/uploads/papers/ART002722173.pdf
셀트리온, 합병 시너지 본격화…내후년 ROE 7% 달성할까 - 연합인포맥스, 4월 30, 2026에 액세스, https://news.einfomax.co.kr/news/articleView.html?idxno=438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