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한때 조선주를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수주 가뭄에 유가 폭락까지 겹치던 시절, 주변에서 "조선업은 끝났다"는 말이 넘쳐났고, 저도 그 분위기에 절반쯤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삼성중공업을 다시 들여다보게 된 건 FLNG라는 세 글자 때문이었습니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지금부터 솔직하게 풀어보겠습니다.
FLNG 기술력, 남들이 못 따라오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삼성중공업 주식을 처음 진지하게 검토했을 때, 저는 FLNG라는 키워드에 꽤 오래 머물렀습니다. FLNG(Floating LNG)란 바다 위에 떠 있는 채로 천연가스를 생산·액화·저장까지 처리하는 해양 설비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육상의 가스 처리 공장을 통째로 배 위에 올려놓은 것인데, 이 기술은 아무 조선사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당시 시장 분위기는 비관론 일색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반대로 생각했습니다. 탄소 중립으로 가는 길에서 천연가스는 석탄을 대체하는 가교 에너지로 쓰일 수밖에 없고, 그 가스를 실어 나르고 처리하는 설비 수요는 결국 돌아온다고 봤습니다. 그 판단의 근거 중 하나가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FLNG 수주·건조 실적이었습니다. 경쟁사들이 쉽게 넘볼 수 없는 기술 장벽이 여기에 있었습니다.
실제로 저는 삼성중공업이 대형 FLNG 프로젝트 수주 공시를 낼 때마다 주가가 반응하는 걸 여러 차례 지켜봤습니다. 시장이 이 회사의 기술력을 서서히 재평가하는 과정이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고부가가치 선종에서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해양 플랜트 분야의 경험치는 삼성중공업이 독보적입니다(출처: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삼성중공업의 핵심 경쟁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LNG 운반선(LNG Carrier) 설계 및 건조 기술 세계 최상위권 보유
- FLNG 해양 플랜트 수주·건조 실적에서 독보적인 레퍼런스 확보
- 암모니아 및 수소 운반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 개발 진행 중
- 수익성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으로 수주 잔고 질적 구성 개선
수주 잔고가 바뀌면 주가의 무게중심도 달라집니다
조선주를 볼 때 제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숫자는 수주 잔고(Order Backlog)입니다. 수주 잔고란 계약은 됐지만 아직 건조·인도되지 않은 선박들의 총 계약금액으로, 향후 수년간의 매출을 미리 보여주는 선행 지표입니다. 이 숫자가 많다는 건 곧 앞으로 일감이 있다는 뜻이고, 그 구성이 고부가가치 선종일수록 영업이익률도 올라갑니다.
저는 과거에 수주 공시 하나에 주가가 출렁이는 걸 보며 감정적으로 매매하고 싶은 충동을 꽤 여러 번 느꼈습니다. 그때마다 억눌렀던 이유가 있습니다. 조선업은 수주에서 인도까지 통상 2~3년이 걸리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금 주가에 반영된 기대가 실제 이익으로 실현되기까지 버텨야 하는 시간이 길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들어 선가(Ship Price), 즉 선박 한 척의 계약 가격 자체가 올랐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글로벌 환경 규제 강화로 노후 선박 교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LNG 운반선 발주가 몰렸고, 이 과정에서 삼성중공업은 양보다 질을 택하는 선별 수주 전략을 유지했습니다. DART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되는 분기별 수주 공시들을 보면, 단가 높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잔고 구성이 바뀌어온 흐름이 뚜렷합니다(출처: DART 전자공시시스템).
선가 상승과 선별 수주가 맞물리면 영업이익률(Operating Profit Margin)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영업이익률이란 매출에서 영업비용을 뺀 이익이 매출 대비 몇 퍼센트인지를 나타내는 수익성 지표인데, 조선업은 특성상 이 수치가 낮을 때는 1~2%대에 머물다가 업황이 좋아지면 빠르게 회복됩니다. 지금 삼성중공업이 그 회복 경로 위에 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턴어라운드 국면, 그렇다고 리스크가 사라진 건 아닙니다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Turnaround)에 진입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턴어라운드란 적자 또는 부진한 수익성이 흑자·개선 방향으로 전환되는 시점을 뜻하는데, 조선업에서는 수주 잔고의 질이 실제 이익으로 전환되기 시작하는 국면을 가리킵니다. 지금 삼성중공업이 정확히 그 구간에 있다는 건 제가 직접 분기 실적을 추적하며 체감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저는 이 지점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흘러가는 시장 분위기에 경계심이 생깁니다. 조선업 특유의 리스크는 업황이 좋아진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인력 부족 문제는 수주가 늘어날수록 오히려 더 심화될 수 있고, 철강재 등 원자재 가격이 다시 오른다면 고정 계약 구조에서 이익이 깎일 수 있습니다. 또 글로벌 경기가 침체 국면에 접어들면 선주들이 인도 일정을 미루거나 계약을 조정하는 인도 지연 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종목은 "이제 다 됐다"는 확신이 퍼질 때 오히려 가장 조심해야 했습니다. 저는 과거 저점 매수 이후 목표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거두면서도, 그 과정에서 불안한 구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인내와 분석이 동시에 필요한 종목이라는 걸 그때 배웠습니다.
결국 삼성중공업에 대한 판단은 단순한 수주 뉴스 하나가 아니라, 업황 사이클 전체와 자산 배분 전략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지금 조선업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서 이 종목을 보고 있습니까?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처럼, 삼성중공업은 FLNG 기술력과 선별 수주라는 두 축 위에서 실적 개선 경로를 밟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높은 업황 변동성과 원자재·인력 리스크가 공존하는 만큼, 낙관론에만 기대는 투자는 위험합니다. 관심이 있다면 DART 공시와 분기 실적을 직접 추적하면서 자신만의 판단 근거를 쌓아가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참고:
삼성중공업 공식 홈페이지 (IR 자료실): http://www.samsungshi.com
네이버 페이 증권 (삼성중공업): https://finance.naver.com/item/main.naver?code=010140
에프앤가이드 (종목 분석 리포트): http://www.fnguide.com
DART 전자공시시스템: http://dart.fss.or.kr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http://www.koship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