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5월 6일 하루 만에 주가가 20% 넘게 급등했습니다. 저도 그 순간 모니터를 보며 눈을 비볐습니다. 두산퓨얼셀이 7만 원 선을 뚫는 장면은 꽤 오래 기다려온 순간이었거든요. 안산그린파워와의 608억 원 규모 공급 계약 공시가 터지면서 시장이 한 번에 반응했고, 저는 6만 원대 초반에서 조금씩 모아두었던 물량 일부를 그날 정리했습니다. 짜릿하다는 표현이 가장 정확했습니다.
SOFC 양산, 이게 왜 이렇게 중요한가
두산퓨얼셀 하면 오랫동안 PAFC(인산형 연료전지)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여기서 PAFC란 액체 인산을 전해질로 사용해 150~200도 수준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연료전지로, 안정성과 내구성이 검증된 1세대 발전용 기술입니다. 실제로 동사는 세계 최대 규모인 78MW급 대산 부생수소 발전소에 PAFC 114대를 공급한 이력이 있고, 이건 글로벌 시장에서도 쉽게 찾기 어려운 레퍼런스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기업의 이야기는 SOFC(고체산화물 연료전지)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습니다. SOFC란 고체 세라믹 소재를 전해질로 사용해 600~
800도 고온에서 작동하는 차세대 연료전지로, 전기 생산 효율이 50~
60% 이상에 달해 PAFC보다 훨씬 높습니다. 쉽게 말해 같은 양의 수소를 넣었을 때 더 많은 전기를 뽑아낼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산퓨얼셀은 영국의 세레스 파워(Ceres Power)와 손을 잡고 금속 지지형 SOFC 기술을 확보했습니다. 기존 세라믹 지지형 모델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쉽게 손상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금속 지지형은 기계적 강도가 훨씬 높고 작동 온도도 약 200도가량 낮아 제조 단가를 아낄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제가 이 종목을 처음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시작한 것도 이 기술 협력 소식을 접했을 때부터였습니다.
2025년 2분기에 완공된 군산 SOFC 공장은 연간 50MW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 체제에 진입했습니다. 하이창원 퓨얼셀 프로젝트는 SOFC가 실제 대규모 발전 시장에 처음 적용되는 사례라는 점에서 기술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확보된 운영 데이터는 이후 해외 수출을 위한 실증 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AI 데이터센터 쪽 이야기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연결에 3~5년이 걸리는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데, 연료전지는 납기가 약 6개월에 불과해 부지 내에서 즉각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강점입니다. 실제로 블룸에너지가 오라클에 55일 만에 연료전지를 납품하며 이 시장의 가능성을 증명했고, 두산퓨얼셀 역시 미국 판매법인을 통해 데이터센터향 공급을 타겟팅하고 있습니다.
SOFC 양산 관련 주요 체크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군산 공장 연간 생산 능력: 50MW
- 목표 공정 수율: 2026년까지 90% 이상
- 하이창원 퓨얼셀 프로젝트: SOFC 최초 대규모 혼합 적용 사례
- 데이터센터향 해외 계약 구체화 목표 시점: 2026년 상반기
CHPS 수주와 재무 리스크, 둘 다 봐야 합니다
2024년 국내 일반수소 입찰 시장에서 두산퓨얼셀이 낙찰받은 비율은 전체 175MW 중 127MW, 약 75%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년도 62%보다 크게 오른 수치입니다. 이 수치를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정책 의존도가 높은 시장에서 이 정도 점유율을 유지한다는 건 기기 경쟁력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CHPS(청정수소발전 의무화제도)를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CHPS란 수소 발전 사업자에게 청정수소를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로, 기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안에서 다른 에너지원과 경쟁하던 연료전지 사업자들에게 독립적인 입찰 시장을 열어준 제도입니다. 쉽게 말해 연료전지만 참여하는 별도 리그가 생긴 셈입니다. 2025년 청정수소 발전 시장 공고는 3,000GWh 규모로 나왔다가 일시 취소·재공고 과정을 거치는 등 변동성이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이 물량이 동사의 수주 잔고를 채워갈 핵심 동력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습니다(출처: 한국에너지공단).
그런데 저는 이 종목에 투자하면서도 불편한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재무 구조입니다. 부채비율이 2024년 134.7%에서 2027년까지 300%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있습니다. SOFC 공장 증설, 해외 진출 비용 등이 겹치면서 단기차입금이 빠르게 늘고 있고, 영업손실도 2025년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선호하는 편인 저에게 이 부분은 꽤 큰 심리적 무게감으로 다가옵니다.
전 세계 수소 연료전지 시장은 2035년까지 연평균 약 19.4% 성장해 326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두산퓨얼셀 IR 자료). 이 숫자만 보면 투자 논리가 탄탄해 보이지만, 정책 기조가 바뀌거나 SOFC 수율 안정화가 예상보다 늦어질 경우 주가는 언제든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제가 이번 급등 구간에서 일부 물량을 정리한 이유도 바로 그 부분 때문입니다. 지금의 상승이 "실적 개선이 증명된 반등"인지, "기대감이 선반영된 급등"인지는 2026년 실적 발표를 봐야 더 명확해질 것 같습니다.
LTSA(장기유지보수 서비스)에서 나오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는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 LTSA란 연료전지 설비의 장기 운영과 유지보수를 계약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지만 누적 설치 용량이 늘어날수록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안정 수익원입니다. 주기기 매출이 계약 시점과 납기 시점 사이에 출렁이는 것과 달리, LTSA는 꾸준히 쌓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재무 변동성의 쿠션 역할을 어느 정도 해줍니다.
결국 두산퓨얼셀은 제가 지금 당장 "완전히 편안한 투자"라고 부르기는 어려운 종목입니다. 하지만 SOFC 양산이 궤도에 오르고, 청정수소 발전 시장이 본격 열리며, 데이터센터 쪽 해외 계약이 하나씩 공시로 나오기 시작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직 보유 중인 물량은 당분간 유지할 생각이지만, 냉정한 눈으로 수율과 수주 잔고를 계속 체크할 계획입니다. 성공적인 투자와 운 좋은 도박의 차이는 결국 그 과정을 얼마나 꼼꼼하게 따져봤느냐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투자 조언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참고: